MY PICK: PC게임과 보드게임을 통해 살펴보는 게임의 간략한 역사
[딱TV] 대중을 선택한 PC게임…
그리고 보드게임의 '시간은 거꾸로 갔다'
오늘은 인터넷 기사를 소개하려고 함.
최근 딱TV라는 사이트를 눈여겨 보고 있던
차에, 네이버 메인에 뙇 떴길래 업어 왔음ㅋ
'게임'이라는 말이 영어라 그런가. 보통은
다들 컴퓨터로 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이
대체로 맞는 이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놀이
라는 관점에서 보면, 게임은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비례하여 표현 영역
이 급격히 넓어지게 됨. 그에 따라 게임이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은 건 인류 전체
역사로 치면 엄청나게 최근에 벌어진 일임.
학원에서 첫 3주간 주구장창 배운 장르가
바로 카드 게임과 보드 게임인데, 왜냐하면
오늘날 컴퓨터로 두들기는 게임 대다수의
원류가 카드나 종이판으로 하는 보드 게임
이기 때문임.
기사를 읽어보면, 컴퓨터 게임에 밀려서
보드게임이 어떠한 방향으로 선회했는가
를 대략 알 수 있다. 뭐 그렇구나, 그렇게
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기사는 읽었을 테니까... 읽었다 치고...?
이런저런 드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늘어
놓아보려고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의 아날
로그 미디어가 휘청이는 일은 비단 게임
의 영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영화와 연극도 그러했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보드 게임:연극 = 디지털 게임:영화'
요렇게 한 번 일반화를 해 보자.
콘텐츠 이전에 그 콘텐츠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있다. 그리고 미디어의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새롭게 등장하는 미
디어는 언제나 이전에 존재했던 미디어
를 '매개'한다.
말이 어려우니 이렇게 풀어보자.
미디어는 그릇이고 콘텐츠는 음식이다.
그릇 굽는 기술이 발전해서 더 좋은 그릇
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 당장 그 내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옛 그릇에
담았던 음식을 우선 새 그릇에 담아본다.
영화가 만들어진 직후, '극'이라는 공통점
아래 연극의 많은 인력들은 기존의 연극
기법을 영화에 그대로 적용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새 그릇에 더 어
울리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사자성어로 말하면 온고지신이라고 할까,
우선 가져다 쓰고, 필요한 것은 더 낫게
고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린다. 이것
이 미디어가 미디어를 매개한다는 것.
부모님의 피와 살을 먹고 쑥쑥 크는 아기,
라고 하면 너무 적나라한 비유가 될까.
처음 등장한 미디어는 뭇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성장한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미래, 따위의 것들. 작은 손짓, 작은 하품
만으로도 사람들은 열광한다.
영화까지 갈 것 없이 SNS를 보자.
초기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일으킨 열풍
을 생각해 보자.
학계에서는 집단지성의 실현이라며
앞다퉈 논문과 책을 쏟아냈고, 대중은
전에는 느껴볼 수 없던 '모두와 연결되
어 있다'는 감각에 환호했다.
그러나 미디어의 성숙에 따라 SNS는
필연적으로 상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한창 논란이 되었던 '무단 사용자
데이터 수집'도 유사한 맥락이다.
이제 학계의 들뜬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SNS의 부정적인 측면을 조심스레 뜯어
보고 있다. 관음증적 측면이라거나, 기
술로 인한 인간관계의 함몰이라거나.
페이스북은 전혀 새로운 미디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원래 다 있던 것
들이다. 인터넷의 본질적 속성을 인간
관계에 특화시킨 시스템의 하나일 뿐.
게임의 언어로 페이스북을 말해보자면,
나는 '합법화된 자동사냥'이라 하겠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몬스터와 전투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를 계속 사용해줘야 한다. 이것이 원래
의 수동사냥이다.
하지만 몇 플레이어는 '내가 자고 있을
때도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회사가 금
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동 사냥을 돌렸다.
타인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얻는 가상
의 재화를 손쉽게 얻는다는 것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 붕괴의 시발점이 된다'
'소위 '밸붕', 밸런스 붕괴의 단초다'라는
인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연한 것
이었다.
인간관계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친구
에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본인과 당
사자의 노력이 요구되는 일인데, 페이
스북은 이것을 자동화했다. 충분히 거
부감이 들 법 하고, 일각에서는 이의도
제기되었으나 별 탈 없이 넘어갔다.
모두가 따라가게 된다. 적은 노력으로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안 하면
손해다. 구식으로 무슨 썸타는 사이처럼
갠톡 날리고 문자 날리고 막 이러다가
철컹철컹,,,
??
아무튼, 페이스북,
이게 너무 자연스러웠던 건, 이미 우리가
자동화를 원하고 있었단 말도 된다. ㅅㅂ,
친하게 지내는 건 좋은데 단체문자는 보
내면 욕먹기 일쑤고, 인맥 관리가 장난도
아닌 거신데, 페북 요게 아주 효자인 거지.
클릭 몇 번에 친구로 등록만 하면 친구
의 소식이 알아서 내 담벼락에 올라온다.
반대로, 나 또한 하나하나 친구에게 내
소식을 전할 필요 없이, 한 번 올리기만
하면 내 페친들의 담벼락에 공유된다.
거기에 '좋아요'와 '댓글' 시스템을 넣어
자신의 소식을 재밌게, 소위 '콘텐츠화'
할 수록 더 높은 지표(보상)를 획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아이, 잼난당!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고 난 뒤 수 년이
흘러,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되는 RPG
게임에 자동전투 시스템이 도입되었단
것은 나로선 당연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한편 씁쓸한 건, 게임에서 자동 시스템이
생기는 것은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는 부
분에 대해서인데 (롤이나 스타크래프트
에 자동 시스템이 생길 리는 없다) 어쩌면
우린 친구와의 관계 유지에 일말의 귀찮
음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도 싶고.
난 솔직히 가끔 그래... 가끔...
여기까지 시부린 것이 비판처럼 들렸을
수 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 페북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뿐!
불평불만이 가득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
리는 대신, 그 불만을 유머러스하게 포장
하는 것이 페이스북 시스템에 맞다. '페이
스북에는 행복한 사람만 우글거린다'는
비아냥은 실로 정당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번지수가 틀린 거쥐...
정 아니꼽다면 페이스북을 해킹해서
'싫어요' 버튼을 만들든가...
재밌겠는데?ㅋㅋ
페이스북의 시스템은 애초부터 소수자
의 의견이나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자고 페이스북을 켜는 사람은 없다)
'페이스북'이라는 '사회관계망 서비스'
는 우리가 현실에서 부대끼는 실제의
인간관계 전체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
며, 다만 부분을 확대했을 뿐이다.
페이스북이 유도하는 인간관계의 특성은
즐거움, 재미, 행복의 동시대적 정의인
'엔터테인먼트'에 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바로 '페이스북'을
더 재밌게 경험하도록 하는 일련의 장치고,
뭐 돈 좀 벌겠다는 수작도 좀 있겠고.
미디어가 성숙함에 따라 산업체계에 편입
되면서, 마치 우주비행사를 꿈꿨던 어린이가
수능과 취업 앞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것과
같이, 장단이 드러나고 한계가 뚜렷해진다.
게임도 계속 그릇을 갈아치울 것이다.
이미 오큘러스 VR 사(社)는 가상현실기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프로토
타입을 공개, 시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보드게임, 컴퓨터(패키지), 컴퓨터(온라인),
모바일(온라인)을 거쳐서 게임은 이제 가상
현실기기라는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다.
모니터가 아니다. 이제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모니터를 돌려야 화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고개를 돌리면 화면이 함께 돌아간다.
시력킬러지만 치명적인 매력이 있달까...♡
딱히 결론을 내려고 쓴 것은 아니다. 다만,
때로는 현실을 능가하는 미디어, 또는 세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굴절시켜서 우리에게 보여
주는 미디어의 세상을 살고 있으니, 미디어의
생태계를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거임.
나는 좀 궁금하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될 조금 먼 미래의 '콘텐츠'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한 번쯤, 영화인데 게임인 콘텐츠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영화 배경 속에 내가 들어가서, 인공
지능을 갖춘 영화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모험을 하면서 나만의 영화 엔딩을 경험하는.
공포영화라면 정말 불티나게 팔리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 ㅋ
개소리로 들리겠지만, 뭐 마음껏 개소리라도
하려고 블로그 이름이 이런 것 아니겠나.
짧게 쓰려고 했는데...
항상 미안함다...
뿅
그리고 보드게임의 '시간은 거꾸로 갔다'
오늘은 인터넷 기사를 소개하려고 함.
최근 딱TV라는 사이트를 눈여겨 보고 있던
차에, 네이버 메인에 뙇 떴길래 업어 왔음ㅋ
'게임'이라는 말이 영어라 그런가. 보통은
다들 컴퓨터로 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이
대체로 맞는 이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놀이
라는 관점에서 보면, 게임은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호이징가 쨔응의 호.. 호.. 호모.. 루덴스 |
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비례하여 표현 영역
이 급격히 넓어지게 됨. 그에 따라 게임이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은 건 인류 전체
역사로 치면 엄청나게 최근에 벌어진 일임.
학원에서 첫 3주간 주구장창 배운 장르가
바로 카드 게임과 보드 게임인데, 왜냐하면
오늘날 컴퓨터로 두들기는 게임 대다수의
원류가 카드나 종이판으로 하는 보드 게임
이기 때문임.
기사를 읽어보면, 컴퓨터 게임에 밀려서
보드게임이 어떠한 방향으로 선회했는가
를 대략 알 수 있다. 뭐 그렇구나, 그렇게
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기사는 읽었을 테니까... 읽었다 치고...?
이런저런 드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늘어
놓아보려고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의 아날
로그 미디어가 휘청이는 일은 비단 게임
의 영역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영화와 연극도 그러했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보드 게임:연극 = 디지털 게임:영화'
요렇게 한 번 일반화를 해 보자.
콘텐츠 이전에 그 콘텐츠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있다. 그리고 미디어의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새롭게 등장하는 미
디어는 언제나 이전에 존재했던 미디어
를 '매개'한다.
말이 어려우니 이렇게 풀어보자.
미디어는 그릇이고 콘텐츠는 음식이다.
그릇 굽는 기술이 발전해서 더 좋은 그릇
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 당장 그 내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옛 그릇에
담았던 음식을 우선 새 그릇에 담아본다.
영화가 만들어진 직후, '극'이라는 공통점
아래 연극의 많은 인력들은 기존의 연극
기법을 영화에 그대로 적용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새 그릇에 더 어
울리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단물 빠져서 헤어졌다고 합니다 글 내려주시죳! |
사자성어로 말하면 온고지신이라고 할까,
우선 가져다 쓰고, 필요한 것은 더 낫게
고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린다. 이것
이 미디어가 미디어를 매개한다는 것.
부모님의 피와 살을 먹고 쑥쑥 크는 아기,
라고 하면 너무 적나라한 비유가 될까.
처음 등장한 미디어는 뭇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성장한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미래, 따위의 것들. 작은 손짓, 작은 하품
만으로도 사람들은 열광한다.
영화까지 갈 것 없이 SNS를 보자.
초기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일으킨 열풍
을 생각해 보자.
학계에서는 집단지성의 실현이라며
앞다퉈 논문과 책을 쏟아냈고, 대중은
전에는 느껴볼 수 없던 '모두와 연결되
어 있다'는 감각에 환호했다.
그러나 미디어의 성숙에 따라 SNS는
필연적으로 상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한창 논란이 되었던 '무단 사용자
데이터 수집'도 유사한 맥락이다.
이제 학계의 들뜬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SNS의 부정적인 측면을 조심스레 뜯어
보고 있다. 관음증적 측면이라거나, 기
술로 인한 인간관계의 함몰이라거나.
네이버 열린 문단: 문화의 안과 밖 6강. 다른 강의도 매우 추천. 공짜다. 링크는 요기로 드루왕! |
페이스북은 전혀 새로운 미디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원래 다 있던 것
들이다. 인터넷의 본질적 속성을 인간
관계에 특화시킨 시스템의 하나일 뿐.
게임의 언어로 페이스북을 말해보자면,
나는 '합법화된 자동사냥'이라 하겠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몬스터와 전투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를 계속 사용해줘야 한다. 이것이 원래
의 수동사냥이다.
하지만 몇 플레이어는 '내가 자고 있을
때도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회사가 금
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동 사냥을 돌렸다.
전투 중인 리니지의 캐릭터들. 그러나 과연 사람일까? |
타인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얻는 가상
의 재화를 손쉽게 얻는다는 것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 붕괴의 시발점이 된다'
'소위 '밸붕', 밸런스 붕괴의 단초다'라는
인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연한 것
이었다.
인간관계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친구
에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본인과 당
사자의 노력이 요구되는 일인데, 페이
스북은 이것을 자동화했다. 충분히 거
부감이 들 법 하고, 일각에서는 이의도
제기되었으나 별 탈 없이 넘어갔다.
모두가 따라가게 된다. 적은 노력으로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안 하면
손해다. 구식으로 무슨 썸타는 사이처럼
갠톡 날리고 문자 날리고 막 이러다가
철컹철컹,,,
??
아무튼, 페이스북,
이게 너무 자연스러웠던 건, 이미 우리가
자동화를 원하고 있었단 말도 된다. ㅅㅂ,
친하게 지내는 건 좋은데 단체문자는 보
내면 욕먹기 일쑤고, 인맥 관리가 장난도
아닌 거신데, 페북 요게 아주 효자인 거지.
클릭 몇 번에 친구로 등록만 하면 친구
의 소식이 알아서 내 담벼락에 올라온다.
반대로, 나 또한 하나하나 친구에게 내
소식을 전할 필요 없이, 한 번 올리기만
하면 내 페친들의 담벼락에 공유된다.
거기에 '좋아요'와 '댓글' 시스템을 넣어
자신의 소식을 재밌게, 소위 '콘텐츠화'
할 수록 더 높은 지표(보상)를 획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아이, 잼난당!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고 난 뒤 수 년이
흘러,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되는 RPG
게임에 자동전투 시스템이 도입되었단
것은 나로선 당연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한편 씁쓸한 건, 게임에서 자동 시스템이
생기는 것은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는 부
분에 대해서인데 (롤이나 스타크래프트
에 자동 시스템이 생길 리는 없다) 어쩌면
우린 친구와의 관계 유지에 일말의 귀찮
음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도 싶고.
난 솔직히 가끔 그래... 가끔...
여기까지 시부린 것이 비판처럼 들렸을
수 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 페북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뿐!
불평불만이 가득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
리는 대신, 그 불만을 유머러스하게 포장
하는 것이 페이스북 시스템에 맞다. '페이
스북에는 행복한 사람만 우글거린다'는
비아냥은 실로 정당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번지수가 틀린 거쥐...
정 아니꼽다면 페이스북을 해킹해서
'싫어요' 버튼을 만들든가...
재밌겠는데?ㅋㅋ
왜냐하면 싫어요는 없으니까요!! |
페이스북의 시스템은 애초부터 소수자
의 의견이나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자고 페이스북을 켜는 사람은 없다)
'페이스북'이라는 '사회관계망 서비스'
는 우리가 현실에서 부대끼는 실제의
인간관계 전체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
며, 다만 부분을 확대했을 뿐이다.
페이스북이 유도하는 인간관계의 특성은
즐거움, 재미, 행복의 동시대적 정의인
'엔터테인먼트'에 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바로 '페이스북'을
더 재밌게 경험하도록 하는 일련의 장치고,
뭐 돈 좀 벌겠다는 수작도 좀 있겠고.
미디어가 성숙함에 따라 산업체계에 편입
되면서, 마치 우주비행사를 꿈꿨던 어린이가
수능과 취업 앞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것과
같이, 장단이 드러나고 한계가 뚜렷해진다.
게임도 계속 그릇을 갈아치울 것이다.
이미 오큘러스 VR 사(社)는 가상현실기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프로토
타입을 공개, 시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병신같지만 멋잇엉! 내친김에 위키백과 '오큘러스 리프트' 아라보기! |
보드게임, 컴퓨터(패키지), 컴퓨터(온라인),
모바일(온라인)을 거쳐서 게임은 이제 가상
현실기기라는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다.
모니터가 아니다. 이제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모니터를 돌려야 화면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고개를 돌리면 화면이 함께 돌아간다.
시력킬러지만 치명적인 매력이 있달까...♡
딱히 결론을 내려고 쓴 것은 아니다. 다만,
때로는 현실을 능가하는 미디어, 또는 세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굴절시켜서 우리에게 보여
주는 미디어의 세상을 살고 있으니, 미디어의
생태계를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거임.
나는 좀 궁금하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될 조금 먼 미래의 '콘텐츠'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한 번쯤, 영화인데 게임인 콘텐츠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영화 배경 속에 내가 들어가서, 인공
지능을 갖춘 영화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모험을 하면서 나만의 영화 엔딩을 경험하는.
공포영화라면 정말 불티나게 팔리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 ㅋ
개소리로 들리겠지만, 뭐 마음껏 개소리라도
하려고 블로그 이름이 이런 것 아니겠나.
짧게 쓰려고 했는데...
항상 미안함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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