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이 블로그에는 게임만 보면 짖는 개가 살아요

2014년 11월 25일 화요일

<겨울왕국> 그리고 <인터스텔라>가 모바일 게임으로?

안녕하세요, 게짖갭니다.

이번 주 마이픽으로는 작년 겨울을 강타한 <겨울왕국>과 올해 초겨울을 절찬리에 휩쓸고 있는 <인터스텔라>의 모바일 게임을 소개합니다.

아직도 <겨울왕국>의 'Let It Go'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네? 기억 안 난다고여?


아;

링크(?)를 잘못 삽입했네요. 실수입니다 실수...

렛잇꼬 다시 한 번 듣고 가실게여!



지금부터 소개드리려는 건 <겨울왕국>의 인기에 숟가락을 얹은 모바일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된 '겨울왕국 프리폴 for kakao'라는 게임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애니팡과 거의 유사한 게임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죠. 아래는 플레이스토어에 게시된 게임 소개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카카오와 만났습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보다 더 기다린 엘사를 
겨울왕국 프리폴 for Kakao에서 만나보세요!
★☆★ 지금 플레이하면 엘사가 무료 카카오이모티콘을 드려요! ★☆★


★★ 게임설명 ★★
■ 신나는 크리스탈 맞추기 게임 ■
무지개 빛깔의 아이스 크리스탈,
같은 컬러의 크리스탈을 3개 이상 정렬시키면 클리어!

■ 플레이할수록 추가되는 캐릭터들 ■
엘사, 안나뿐만 아니라 올라프, 스벤 등
플레이를 할 수록 숨겨진 캐릭터가 추가됩니다.

■ 각 캐릭터들의 특별한 파워업 스킬 ■
안나의 횃불, 엘사의 빙계 마법, 한스의 검까지!
다양한 파워업 스킬들을 발견해보세요!

■ 카카오 친구들과 즐기는 순위 경쟁 ■
아렌델 왕국 속, 나의 친구가 있는 스테이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럼 엘사와 함께 겨울왕국으로 Let's go!!


(복붙 ㅈㅅ;)

2014년 겨울의 대박 블록버스터인 <인터스텔라>도 이미 영화 개봉 전 앱 마켓에 <인터스텔라> 게임이 진작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인터스텔라 티저 웹페이지를 통해 PC/ 모바일로 플레이도 가능하게 만들었죠.

<클릭>하면 역시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하긴 합니다만... 음...

설명

인터스텔라 게임에서 사용자가 만든 항성계와 블랙홀이 있는 우주를 탐험하십시오. 행성, 위성, 소행성 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항성계를 만들고 커스터마이즈하십시오.연료가 바닥나기 전까지, 실제 같은 물리 법칙과 중력으로 항성계를 슬링 샷으로 통과하여 얼마나 멀리 Endurance 호를 몰고 갈 수 있는지 보십시오. 웜홀을 사용해 새로운 항성계로 점프하고 블랙홀의 위험한 도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시험해 보십시오.


주요 기능

• 자신만의 항성계를 만들고 친구와 함께 공유하십시오.
• 행성, 항성, 소행성을 커스터마이즈하십시오.
• Endurance 호를 몰고 친구와 다른 플레이어의 항성계 탐험하십시오.
• 연료가 바닥나기 전까지 얼마나 멀리 탐험할 수 있을지 보십시오.
• 행성 사이를 슬링샷으로 통과하고 연구 자료를 지구로 보내십시오
• 거대한 블랙홀을 지나십시오.
• 함선을 업그레이드하여 내구성과 거리를 향상시키십시오.
• 목표를 완료하여 임무 휘장을 획득하십시오.
• 유사 중력장과 뉴턴의 법칙에 기초한 물리 표현

뭐랄까...

정 해야만 하겠다 하시면 뭐 저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저... 저는 강요하지 않았어요.



여기까지 <겨울왕국>과 <인터스텔라> 모바일 게임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러한 게임은 'IP게임'이라고 불립니다. IP는 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의 약자로, 대중들에게 검증된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와 같은 타 장르의 문화 콘텐츠들을 뜻합니다. 물론, 게임도 속하죠.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서, 이러한 IP를 활용한 게임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바로 이 'IP게임'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참고가 될 만한 자료 몇 개를 드리면서 저는 여기까지!


[Ref]






2014년 11월 24일 월요일

<저니>,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는 여행을 떠나다

ALERT!
*본 포스팅은 <저니> 게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되, 
세부적인 내용 일부를 가감, 수정하여 편집한 내용입니다. 
*<저니> 게임 스토리의 스포일러가 꽤 포함되어 있습니다.


1

from Nascence to the Calling

허공에 소리를 질러대는 한 남자를 보았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

무심히 지나치려 했으나, 못내 발걸음이 멈췄다.

말을 토하고 있었다. 담배 연기처럼 내뿜고 있었다. 허
공을 울리는 목소리가 울고 있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을 변호했다. 구경거리가 되면서까지
소리를 질러야만 하는 이유.

죽는 순간에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 귀신들이 떠올랐다.
그처럼 계속 죽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듯.

살고 싶다는 듯.

사회적이거나 경제적이거나 그는 파편적으로 죽었다.
사람과 귀신의 경계 어디쯤에서, 이해할 수 없고 받아
들일 수 없는 것과 싸우고 있었다.

목숨을 건 싸움이었을 것이다.

삶을 이을 것인가, 아니면 버릴 것인가.

그가 숨을 고르기 위해 한 호흡을 들이키는 찰나, 나는
그의 속으로 들어갔다.


2

First Confluence

안녕하세요, 게짖갭니다.

'포스팅 시작이 왜 이 따위인가!'에 대해 설명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늘은 <Journey>라는 게임이 어떻게 '힐링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는가를 살펴볼 겁니다.

처음엔 게임 내의 그래픽, 사운드 등 표현 기법을 중심으로 분석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좀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기에 다른 방식으로 <저니>를 보여드릴까 해요.

오늘 포스팅의 목차입니다.
↓이거 들으면서 썼는데, 들으시면서 보면 쪼금 더 좋을지도 몰라여!



1) Nascence (0:00)  
2) The Call (1:42
3) First Confluence (5:12
4) Second Confluence (6:47
5) Threshold (9:03
6) Third Confluence (15:01
7) The Road of Trials (16:35
8) Fourth Confluence (20:46
9) Temptations (21:47
10) Descent (25:55
11) Fifth Confluence (28:55
12) Atonement (29:44)
13) Final Confluence (35:50
14) The Crossing (37:52
15) Reclamation (39:45
16) Nadir (41:54)
17) Apotheosis (45:34
18) I Was Born For This (52:43

네. 이건 지난 포스팅에서 맛보기로 보여드렸던 <저니>의 전체 ost 목록입니다. 제목들을 차례대로 연결해 보면  <저니>를 따라 경험하게 될 이야기의 순서가 되네요. 순차적인 각각의 테마들은 <저니>를 만든 사람들이 만든 경험의 지도이기도 합니다.

태어나서(Nascence) 다섯 번의 합류(confluence)가 일어나고, 위기와 절정을 지나 맨 마지막 I was Born For This라는 깨달음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죠.

<저니>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무엇을 경험하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인 만큼, <저니>를 이야기하는 좋은 방법이겠다 싶었어요.

앞서 등장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리고 저는 다섯 번쯤 끼어들 거고요.

아, 이게 첫 번째니 앞으로 네 번 더요!


3

from Threshold to the Road of Trials

그의 마음은 사막이었다.

먼 곳에 거대하고 반짝이는 산이 있었고, 그 산을 향해
걷는 여행자가 있었다.

여행자는 사람인지 아닌지 아리송했다. 문양으로 장식된
붉은 망토와 두건, 등 뒤로 길게 늘어뜨린 스카프, 두건이
만든 그늘에서 반짝이는 눈동자.

편의상 '그'라 부르기로 하자.

두 팔을 망토 안에 감춘 그의 몸놀림은 가볍고 경쾌했다.
산을 향해 가고 있었다.

길을 잃을 때마다 모래바람이 그를 부드럽게 가로막고,
산을 향해 나아갈 때는 살포시 등을 밀어주었다.

그가 산에 도착하기를 온 세상이 원하는 듯했다.

사막 곳곳에는 하얗고 반짝이는 스카프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조각을 주울 때마다 등 뒤의 스카프가 길어졌다.
스카프가 길어질수록 더 높이 뛰고 더 오래 공중에 머무
를 수 있었다.

그는 강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새파란 신입사원 때처럼.
부딪치고 깨지고 구르기 일쑤였던, 하지만 나날이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때처럼.

하지만 저 산에 이르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선 걸으며 생각할 일이었다.



4

Second Confluence

<저니>는 사막을 여행하는 게임입니다.

사막이라는 세계, 빛나는 산이라는 목적지, 여행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지형과 그것을 돕는 동료와 아이템들이 있습죠.

목표는 간단합니다. 꼭대기가 빛나는 산까지 가는 것.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는 환경 디자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세상이 어디로 가라고 이야기한다고 하면 좋은 설명이 될까요.

친절한 화살표 같은 건 없습니다. 산으로 향하는 경로에서 이탈하면 모래바람이 슬며시 플레이어를 가로막을 뿐이죠.

"플레이어가 문제를 해결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인 게임 메커니즘은 캐릭터의 "이동"과 "움직임"입니다. "산(목적)을 향해 이동(방법)하는" 게임이니까요.

비현실적으로 "매끄럽고" "자유로우며" "유연한" 움직임을 위해 <저니>는 현실 속 인간의 움직임을 단순화시켰습니다. 거기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더했죠. 실제보다 더 높이 뛰어오르고, 더 오래 공중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실제 여행자가 느끼는 해방감, 자유로움을 강화하는 요소만 살린 거죠.

그 밖의 요소로는 방해자(또는 방해물)와 기념품(또는 수집품)이 있습니다. 나를 가로막는 높다란 산이나, 예기치 못한 폭우, 소매치기 따위가 방해자라면, 기념품들은 여행 중간중간 의도적으로/ 우연히 얻게 되는 물건 또는 활력소 따위라고 볼 수 있어요.

<저니>에서는 위의 두 요소, 방해자와 기념품이 '게임 루프(game loops)'로 적용됐습니다. 게임 루프란, 플레이어에게 목적을 부여하고, 목적을 위해 극복해야 할 도전 상황을 주고, 승리에 대한 보상을 주는 일련의 반복적인 싸이클인데요.

방해자는 높은 언덕이나 지형지물, 그리고 기념품은 그런 높다란 방해물을 극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물건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저니>의 게임 루프는 다음과 같아요.

1. 아이템을 찾는다 (목적)
2. 아이템을 획득한다 (도전)
3. 지형 극복 능력이 상승한다 (보상)

순으로 게임이 끝날 때까지 플레이어가 반복 수행하도록 구성됩니다. 더 많은 기념품을 얻을수록, 점프나 활강을 가능하게 하는 스카프가 더 길어지고, 더 높이 더 오래 점프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더 어려운 난이도를 극복하는 것도 가능해지고요.

게임 루프의 반복성은 단순히 그 안에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고, "빛나는 산에 도달하기"라는 대목적을 훨씬 더 원활하게 이루도록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좋다는 거죠!


5

from Temptations to Atonement

그는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를 수 있게 됐다. 사막에
익숙해질 무렵, 바닥의 모래가 푹 하고 꺼지면서 그는 지
하로 빨려들어갔다.

다시 깨어난 곳은 어두침침한 사원 내부.

사원은 춥고 어두웠다. 애써 보이지 않는 하늘과 빛나는
산을 상상해 보았다. 훌쩍 날아오르려고도 했다. 스카프
가 사라졌다. 모두 허사였다.

이제 날 수 없다고, 조금씩 그의 마음 속에 의심과 불안이
싹텄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물들였다.

주저앉는 순간 그는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또다시 도망치는 건가, 하는 중얼거림이 스치듯 지나갔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눈 감았던 과거들. 누구에게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기 때문이 었다는 생각, 그러므로 이
곳에서 팔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

시간과 돈을 위해서라면 항상 주판을 두드렸다. 이용가치
가 없어지면 인연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부디 다시 생각해 보라며 아내가 보낸 99통의 문자 메시지,
아내의 뺨을 치는 나를 목격한 딸아이의 표정, 바쁘단 핑계
로 뿌리친 친구의 손.

삭제, 삭제, 삭제.

그가 삭제한 것들 모두는 그의 날개였다. 쓸모 없어진 사람
은 바로 자신이었다. 여기는 날개를 되찾기 위하여 거슬러
와야만 했던 마음의 사막, 그 사막의 밑바닥이었다.

그는 현재의 마음으로 과거를 수정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앞으로의 미래는 바뀔 지도 모른다. 그는
날개 없이 지상으로 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을 이해하는 법을 막 배운 참이었다.


6

Third Confluence

게임으로서의 재미 이상으로, <저니>는 플레이어들이 더 깊은 '여행'을 경험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니>는 '혼자서' 여행하는 게임이죠.

혼자서 하는 여행은 관광과는 조금 다릅니다. 관광이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진 여행이라면, 혼자 떠나는 여행은 '성찰'에 가까운 여행입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에 혼자 가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 전혀 다른 공간, 전혀 다른 시간 속에서 홀로 존재할 때만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이 생겨나죠. 나 자신이 종종 낯설게 보이기도 합니다.

'낯설다'. 나 자신에게 '낯설다'는 감각이 가능해지는 순간 우리는 특별해집니다. 익숙한 인간관계, 익숙한 시공간에서 규정된 '나'라는 사람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게 되거든요.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글쎄요. 우리가 아는 우리라는 건 누구일까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느낀 감각 정보의 단순한 총합은 아닐까요. 취향이란 것도 어쩌면 타인이 내게 만들어 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아'라는 건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주관적인 믿음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믿음이란 때때로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데요, 세계를 나 좋을 대로만 받아들이는 '자기합리화'가 그 예죠.

그래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자기합리화'했을 지 모를 과거라는 책을 읽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겨보며 "왜 내가 그때 그랬지?" 생각하게 되거든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의식조차 않았던 것들요. 무심하게 지나쳐버린 일들이 현재 내가 겪는 문제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과거에 적힌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현재와의 관련성을 새롭게 만드는 것, 그래서 과거의 의미와 현재의 의미 모두를 새롭게 덧칠하는 것. '인생 업데이트'라고 부를 만한 성장이죠.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듯, 혼자 떠난다고 무조건 성장하는 건 아닙니다. 원래의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쓴맛과 시련과 멘붕이 필요하거든요.


7

from the Crossing to the Apotheosis

그는 종종 멈춰섰다.

고개를 들어 빛나는 산을 상상했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상상력은 더욱 강렬해졌다. 신체는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
그러나 그의 정신은 점점 맑아졌다.

발걸음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의미가 깃들었다. 그가 잃은
날개의 깃털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물집이
잡혀 땅에 닿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발바닥으로
죄값을 치르는 중이었다.

지상에 도착하자 스카프가 다시 생겼다. 그는 잃어버려야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음을 배웠다.

사막을 지나 산의 초입에 들어섰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눈발이 망토를 뒤덮어 스카프
도 무용지물이 됐다. 크게 고꾸라진 그는 눈 속에 파묻혔다.

그 때였다. 누군가가 나를 그가 있는 세계 속으로 불러냈다.
나는 그와 비슷한 차림을 하고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정확
히 말하자면, 그가 파묻힌 눈 앞에.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눈 위로 올라온 그는 옷을 탁탁 털다가, 깜짝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내가 반갑다는 듯 방방 뛰었다.
내게 달린 팔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그는 다시 눈 속에 파묻혔다. 나는 또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의 옷자락을 꽉 쥐고,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 했다. 바투 붙어 있을 때 스카프에 눈발이 쌓이지 않
았으니까. 함께 있으면 날 수 있었다.


8

Fourth Confluence

혼자서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죠.

제가 스물 한 살 때 지리산 종주에 꽂힌 적이 있었습니다. 산장에서 2박을 머무르고 총 3일을 등반하는 '종주'가 너무 멋져 보였죠. 등산배낭을 꾸리고 혼자 지리산으로 떠났습니다.

그때 전 산장을 예약하지 못했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했던 거죠. 다행히 등산 중간에 동행하게 된 소방수 아저씨가 자리 하나를 구해다 주셨어요. 큰일 날 뻔했죠. 산 무서운 줄 모르던 그 뻔뻔한 무식이라니.

땅거미가 일찍 지는 산장에서는 등산객들이 소주를 한 잔씩 걸치곤 하는데요. 거기 끼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별이 엄청나게 뜬 하늘을 구경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죠.

아, 그 아저씨 아줌마들은 두 번째 날 제 잠자리를 구해 주신 분들이었습니다...

은혜를 갚겠다는 저의 공허한(;;) 약속에, 그분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나중에 아저씨가 돼서 오면 너같은 꼬맹이들이 종주하겠답시고 올 거야. 그 꼬맹이들에게 똑같이 해 주면 된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멋진 말씀, 멋진 분들이시죠.

여행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람이란 상상 이상의 동질감과 유대감을 만드는 존재입니다. <저니>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죠. 기본적으로 혼자 여행하지만, 플레이어 두 명을 랜덤으로 매칭시켜 함께 플레이하는 시스템을 게임에 넣었거든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잊을 수 없는 풍경의 일부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은 겁니다.


9
*
I Was Born For This

거세지는 눈보라에 스카프가 찢어져 버렸다. 우린 안간힘을
쓰며 서로에게 다가가기를 거듭했다. 눈보라를 뚫고 벼락이
쾅 하고 쳤다. 난 정신을 잃었다.

이제 다 끝나버린 것일까.

눈을 떠 보니 우리 앞에는 인류의 조상이 서 있었다. 그를
이 세계로 불러들이고, 나를 그의 곁으로 소환한 장본인.
조상은 우리에게 살릴 가치가 있는가를 평가했다.
너희는 서로를 지탱하고 존중했으며,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음을 다했고,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너희는 우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죽음에서 부활시켰다. 빛을 향해 나아가도록.

스카프가 요란하게 빛났고 우리는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때 비로소 나는 내가 무엇인지를 기억해냈다. 나는 이
남자가 버렸던 과거의 일부였고, 한때 그의 일부였다.

부분적으로 나는 그였다.

그게 내 발걸음이 멈췄던 이유. 내가 그의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이 산은 그가 나를 다시 만나러 올 수 있는
통로였다.

우리는 정상까지 날아가, 천천히 빛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여기서부터 '나'라는 건 없을 것이다. 
나는 그의 일부가 되어, 다시 나로 돌아간다.
.
.
.

다시 눈을 뜨자 나는 서울역의 흡연 부스에서 깨어났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대체 전날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가 무척 가벼웠다. 눈도 맑아진 느낌이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핸드폰이 위잉 하고 울었다.

아내가 보낸 100번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10
*
Final Confluence

발로 쓴 오글토글 손발내놔 글을 읽느라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저니>는 정말로 잘 만든 게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니>를 플레이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워낙 사적인 것들이라, 블로그와 같은 공개된 장소엔 구체적으로 올리지 못했을 지라도요.

사운드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UI 디자인, 레벨 디자인, 기타 등등등, 무엇 하나 빠진 것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게임이기도 하지만, 이 게임의 핵심은 바로 '텅 빈 기승전결'을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Journey and the art of emotional game design', Nick Harper, <The Guardian>, 2012.11.21, ref. time: 2014.11.23 15:23 pm

주인공 캐릭터를 주고, 목표를 주고, 방해물을 주고, 조력자를 줍니다. 그 후, 환경조건과 이동조건의 변화를 통해서 유저의 감정선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고, 다시 바닥까지 끌어내렸다가, 성층권을 돌파할 정도로 솟구치게 만들죠.

<저니>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기승전결을 만들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적인 대서사시가 만들어졌을까요.

스토리의 힘이란 정말 위대한 것 같습니다! *^^*

그런 걸 이야기해 보려고, 굳이 무리수 오글토글 손발내놔 글을 같이 써서 보여드렸습니다. 죄송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러면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또 만나염!



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치유와 여행을 게임에 담아내다, <저니(Journey)>


이제 완전한 겨울이네요.

초겨울 따위에게 난방비를 지불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여태 난방을 틀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굴복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없는 행복을 이렇게 해서라도 만들어야...!!)

등따숩고 배부르니 곡 하나가 생각났어요. 겨울잠 자러 동굴로 기어드가는 곰탱이마냥 겨울만 되면 찾게 되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곡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Merry Christmas Mr. Laurence)'인데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싫어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뭐 그저 그래'를 넘어서 '싫어한다'고 말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기 일쑤인 것들요. 예를 들자면 아기, 노래, 음식, 연애같은 것들 말이죠.

여행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류이치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저는 한겨울 낯선 곳을 여행한 기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는 상상을 해 보기도 해요. 왜 하필 한겨울이냐 하면, 저 노래가 한겨울이기 때문에...(??)

각설하고, 이번 주에는 '걷기', '여행'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그에 앞서 2012년 게임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저니(Journey)>라는 게임을 맛보기로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2012년 초, PS3(콘솔 게임기) 타이틀로 발매된 게임 <저니>는 GDC2013 게임 개발자 초이스 어워드의 11개 부문 중 6개를 휩쓸며 '올해의 게임'으로 등극한 타이틀입니다. 상을 이렇게 많이 받았다니, 레이저빔이 빵야빵야하고 형형색색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그런 게임을 생각하셨을 수도 있는데요.

사실 <저니>는 그와 정반대의 게임입니다.


<저니>는 사막을 여행하는 게임입니다.

끝.

(...?)

<저니>의 개발사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바꿔서는 안 될' 두 가지를 정했다고 해요. 

  1. <저니>는 유저가 사막에서 여행을 하는 게임이다.
  2. 절대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하며 게임을 풀어 나간다.

그리고 게임을 완성해 출시할 때까지 두 원칙을 지켰다고 합니다. 당연한 것처럼 들리고, 또 당연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쉽게 이루기 힘든 부분이죠.

밀어닥치는 난관을 극복하고, 때론 적을 물리치며 가상 공간을 구석구석 '탐험'하는 것이 아닌 '여행'하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필요했다고 하네요.

여행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실험이자 모험이었던 만큼, <저니>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종류의 게임입니다. 목표(빛나는 산)가 있고, 수 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퍼즐과 타이밍에 맞춘 조작 등이 요구되는 어드벤처 게임의 요소도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다릅니다.

게임 웹진&커뮤니티인 인벤의 리뷰 기사 [리뷰]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없다? 유쾌한 반론, 저니 (Journey)에서 한 문단을 그대로 가져와 봤어요.
이상한 점은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게임 플레이'는 자꾸 망각하고 저니의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카메라 시점이 어우러지며 창조하는 '아름다움'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몇몇 장면에서는 게임패드를 쥐고 있는 손에 저절로 힘이 빠지면서 오직 화면만 바라보게 된다. 강렬한 감정의 출렁임을 느끼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것. 저니의 가장 큰 매력이자 플레이를 지속시키는 진짜 원동력이다.
<저니>를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이 게임을 '힐링 게임'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도대체 저니라는 게임은 무엇이 어떻게 다르길래 '플레이'가 아닌 '아름다움'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어떻게 게임에 '힐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었을까요?

다음 포스팅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할 겁니다.

음악으로 시작한 김에, <저니>의 배경음악을 끝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염!

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스압][포켓몬 大특집] 피카츄가 살아가는 게임 속 세상은?

안녕하세요. 게짖갭니다.

서울에서 피카츄 쇼타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어제 접하고 이번 포스팅을 준비해 봤어요. 이 글은 포켓몬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은 분들(중 포켓몬 게임이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이미 자신이 '포덕'이라면, 조금 재미없는 글이 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려요.


아... 너무 귀엽짜나...!!!!!!!!!! 귀욤귀욤!_!

저는 원래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바라요. 미소녀가 그려진 베개를 베고 잔다거나, 미소녀 피규어를 밥상 위에 올려놓고 오붓한 식사를 즐기는 덕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전 그냥 이런 부류의 사람인데요.


가끔 이렇게 변신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제 인생게임(??)인 포켓몬스터와 관련된 것을 접할 때 그렇습니다. 저의 의지와는 무관한 겁니다. 강제로 당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인터스텔라를 본의 아니게 2번이나 봐 버렸기에 이번 포스팅은 그와 관련해서 써 볼까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이 포스팅을 쓰는 겁니다.

이제 쓰기 시작했는데도 벌써 즐겁네요.

피카츄 쇼타임! @한국&일본




'피카츄 쇼타임' 행사의 개요는 위 사진에 나온 대로입니다. 바로 내일과 내일모레, 14시부터 18시까지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1일 4회 열린다고 해요. 위에서 보신 것과 같이, 피카츄들이 도심 한복판을 줄지어 걸어다니는 오프라인 이벤트죠.

이 행사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포켓몬 챔피언스 데이' 전시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고 해요. 뭔가 러버덕의 바톤을 터치하는 느낌이죠. 암컷 피카츄가 한 마리 끼어있다는데 이것만으로는 역시 심심한 느낌입니다. 물론 전 보러 갈 겁니다만...

조사를 해 봤더니, 올해 여름 일본 요코하마에서 이 인형탈을 사용한 '보다 본격적인' 포켓몬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ピカチュウ大量発生チュウ! at 横浜みなとみらい」(피카츄 대량발생츄! at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행사는 <포켓몬 the movie XY(파괴의 고치와 디안시)>라는 영화의 흥행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해요. 개봉 이틀만에 현장관객 순위 1위를 차지했다니, 포켓몬스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죠.

8월 2일 요코하마의 아카렌가 파크에서 50마리의 피카츄가 등장한 것에 이어, 8월 9일부터 17일까지 총 1000마리의 피카츄가 요코하마 미나토라이 곳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모바일 앱 지도를 배포하여 참여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를 손쉽게 알 수 있었고요.



애니메이션의 왕국인 일본답게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들이 넘쳐났다고 하네요. 미나토미라이의 주요 거점(파시피코, 아카렌가 창고, 랜드마크 타워, 코스모W 등)에서 '피카츄 플래그', '포켓몬스터 출장소', '포켓몬☆키즈 카니발' 등 각양각색의 오프라인 이벤트가 벌어졌어요.


 


물론 이것뿐만은 아닙니다. 각 거점에서는 총 5가지 다른 닉네임을 가진 '피카츄'를 배포했거든요. 실제 피카츄는 물론 아닙니다. 포켓몬 게임이 설치된 게임기에다 한정판 피카츄의 데이터를 전송받는 것이죠.

라이트한 일반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진성 포덕(포켓몬 덕후)들이죠. 제한된 배포 시간 내에 5종의 피카츄를 모두 GET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미나토미라이 전역을 벌떼처럼 몰려다니는...


어휴 덕후냄새ㅋ 노답ㅋ

(가고싶다...)

이러한 이벤트를 조금 더 깊숙하게 들여다 볼까요. 그 전에, 그러면 포켓몬스터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좀 해 보겠슴다.

피카츄가 현실세계에서 '대량발생'한다는 것의 의미?


포켓몬스터 만화는 거의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러한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원작이 게임이란 사실은 모르는 분이 많을 거예요. 포켓몬 게임 시리즈의 첫 작품은 96년 2월에 발매되었는데요, 게임프릭(GameFreak)의 사장인 타지리 사토시가 무려 6년을 준비해 세상의 빛을 본 게임이었죠. (일판 포켓몬스터 주인공의 이름 '사토시'는 사장의 이름을 땄습니다)

포켓몬스터 게임은 150여마리(이후 계속적 추가)의 포켓몬들을 모두 잡아 '포켓몬 도감'을 완성하는 걸 최초의 목표로 부여받은 후, 체육관 관장을 이기고 로켓단의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몬스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며 모험을 하는 게임입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포켓몬스터는 그야말로 수많은 게임 장르가 공들여 결합된 웰메이드 타이틀입니다. 크게 보자면 '다마고치'의 육성에 RPG(역할수행게임, Role-Playing Game)의 스토리/모험/도전/성장/보상을 결합한 게임이죠. 여기다 던전, 퍼즐게임의 요소까지 포함한 포켓몬은 무쟈게 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게임이라 할 수 있어요.

소개는 이쯤에 마치고, 다시 이벤트로 돌아가 볼까요. '피카츄 대량발생' 이벤트는 단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포켓몬스터의 대표 캐릭터를 마구마구 거리에 푼 것이 아닙니다. 대량발생은 훨씬 예전부터 있어왔던 포켓몬 게임의 시스템 중 하나거든요.


위 사진처럼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수풀 지역을 이동하면, 일정 확률로 야생 포켓몬과 만나서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각 지역의 수풀은 평소에 출현하는 포켓몬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구간의 수풀에서는 꼬렛/ 구구만 출몰하는 식이죠.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요, 평소에는 출현하지 않거나 매우 희귀한 확률로 출현하는 포켓몬이 특정 시간대에 대량으로 출몰하는 겁니다. 그걸 '대량발생'이라고 해요.


그 대표적인 포켓몬으로는 '잉어킹'의 계보를 따라가는 포켓몬 '힌바스'가 있어요. 잉어킹 이상의 잉여력을 갖춘 말도 안 되게 약한 포켓몬인 주제에, 대량발생이 아니면 잡기가 굉장히 힘든 포켓몬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이 진화하면,


갸라도스의 여자 버전이라 할 법한 미로카로스가 됩니다. '세계 제일로 아름답다고 하는'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물 포켓몬 중 상위권에 속할 만큼 강력한 포켓몬이기도 합니다. 레알 짱짱 쎄요. 적으로 마주치면 눈앞이 컴컴해지고요.

피카츄도 마찬가지예요. 포켓몬을 대표하는 상징성 때문인지, 게임 상에서는 그렇게 강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야생에서 마주치기가 상당히 힘들죠. 그래서 아주 가끔 돌아다니다가 운 좋게 대량발생이 일어나면 잡을 수 있는 거죠.  '피카츄 대량발생'이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는 건, 포켓몬 게임을 해 본 사람들에게 바로 이러한 의미가 담긴 겁니다.

현실세계가 곧 포켓몬스터 게임 속 세계가 되고, 그 곳에 있는 자신들은 바로 포켓몬 마스터를 꿈꾸는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죠. 게다가 운 좋게 피카츄가 대량발생하고 있는 수풀 한가운데에 있는 겁니다!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물론 성인 포덕들은 포덕포덕거리며 내색하지는 못해도 마음 속으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심니다.

어려워 보이지 않아요, 실제로도 어렵지 않아요


아마도 여러분 중 포켓몬스터 게임에 대해 '들어만 본' 분이라면, 이런 게 게임에 있었구나 싶으실 겁니다. 포켓몬스터는 포켓몬 잡는 거고, 그게 게임이면 포켓몬 잡는 게임이라고만 대략 추측하셨을 거고요.

맞아요. 포켓몬스터 게임은 포켓몬을 잡는 게임이죠. 그리고 흔히, 만화/ 애니메이션의 이미지와 함께 다소 투박하고 어린 아이들이 즐길 법한 2D 그래픽을 떠올리실 거라 생각해요.


바로 이런 그래픽, 96년도 발매된 첫 포켓몬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포켓몬스터 레드'의 같은 이미지요. 투박한 도트 그래픽 + 흑백. 확실히 이미지만 놓고 보면 굉장히 '라이트'해 보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결코 어렵다는 인상도 아닙니다. 버전이 올라갈수록 그래픽은 점점 세련미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심플함을 유지하고 있어요.


포켓몬스터는 절대 어려운 게임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아무 포켓몬이나 잡아서 열심히 성장을 시켜주기만 해도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체육관을 하나하나 격파하고, 로켓단도 때려잡고, 종국에는 '사천왕'이라 흔히 일컫는 녀석들까지 격파한 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 모두 할 수 있습니다.

포켓몬스터는 물, 불, 풀, 전기, 바위, 땅 등의 여러 타입을 갖는데요. 그 중 가장 약한 타입(ㅜㅜ)로 평가받는 벌레포켓몬으로만 진행해도 엔딩을 보는 것이 가능할 정도죠. 흔히들 아시는 단데기가 최종 진화한 버터플이나, 뿔충이가 최종 진화한 독침붕 같은 녀석들요.


벌레 포켓몬 얘기가 나온 김에, 제가 가장 아끼는 포켓몬들 중 하나인 껍질몬(ヌケニン, shedinja)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타입은 벌레/고스트. 하얀 고리를 타고 금방 승천할 것 같은 병약한 모습이죠. 그에 걸맞게 HP(Health Point, 체력)는 고작 1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한 대만 맞으면 골로 간다는 겁니다

대신 이 녀석에게 불리한 속성, 즉 바위/ 불/ 비행 등의 공격이 아니라면 그 어떤 공격도 무효화시키죠. 특정 속성의 공격을 할 수 없다면, 이 녀석은 그야말로 무적이 됩니다. 컨셉이 엄청나게 명확한 녀석이기도 하고, 저랑 좀 닮은 것 같기도(...) 해서 예뻐라 해요.

포켓몬이 수 세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포켓몬들이 추가됨에 따라, 껍질몬과 같이 특정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켓몬들이 늘어났어요. 갸라도스가 파괴광선 쏘고, 뮤츠가 싸이코 키네시스를 난사해서 끝장내는 전투 방식이 점점 다양해진 거죠.

그에 따라, 같은 포켓몬이라도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가가 점점 중요해집니다. 포켓몬은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자력으로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기술머신'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가르칠 수도 있고, 교배를 통해 기술을 획득하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포켓몬 한 마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4개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


위 사진에서 불덩이에 휩싸인 포켓몬은 로켓단의 로이가 쓰는 '또가스'가 진화한 '또도가스'라는 녀석입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기술은 '자폭'. 자신의 HP와 상관없이 무지막지한 데미지를 주지만, 동시에 자폭한 포켓몬도 함께 기절하는 기술입니다.

언젠가 한 번은, 또도가스가 이 기술을 쓰는 게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뭔가 굉장히 '또도가스 스럽구낭' 싶었던 겁니다. 적의 공격을 실컷 받아내며, 방구탄을 날리고 독을 걸고 귀찮게 하다가, HP가 거의 다 떨어져서 빈사 상태일 때 자폭으로 상대를 길동무 삼는 겁니다. 이 얼마나...!!!! 로망인가...!!!!!!!

하지만, 또도가스는 자폭 말고도 다른 좋은 기술들을 많이 배울 수가 있어요. 화력을 최대한도로 끌어내는 '정석' 기술배치에 자폭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저는 잠시 고민했지만, 곧 기술 하나를 흔쾌히 지워버리고 자폭을 배우게 했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또도가스를 팡팡 터트리며 적들을 물리쳤죠. (케케케)

하지만 여기까지는 누구나 플레이하면서 알 수 있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닌 법. 포켓몬의 매력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그 이상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깊은(=노가다성이 짙은) 수준의 게임으로 돌변한다는 데 있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함정들: 종족값, 개체값, 노력치 + (교배 & 유전)


이번에는 '럭키'라는 포켓몬을 예로 들어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하아... 
귀엽당...
귀엽지만... 

포켓몬 게임의 세계에서 럭키는 핑크악마라고 불립니다. 
왜 그러냐구요? 지금부터 찬찬히... 저 웃음 뒤에 감춰진 악마를 끄집어 내 보겠습니다. 

출처: 한국 포켓몬위키!



위의 표가 게임 속 럭키의 능력치입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HP: 체력. 상대에게 공격받으면 감소, 0이 되면 기절.
공격: 물리 공격력.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에 대한 물리 공격 피해량 증가.
방어: 물리 방어력.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의 물리 공격 피해량 감소.
특수공격: 마법 공격력.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에 대한 마법 공격 피해량 증가.
특수방어: 마법 방어력.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의 마법 공격 피해량 감소.
스피드: 민첩성. 수치가 상대보다 높으면 선제공격한다.

종족값

포켓몬의 '종족값'이란, 포켓몬 각 종류마다 매겨진 고유한 능력치입니다. 위 6개 종류의 능력치는 고유한 종족값에 따라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보시다시피, 럭키는 HP가 밑도 끝도 없이 높고 특수방어도 굉장한 수준입니다. 스피드는 느린 편이고, 공격/ 특수공격 쪽은 최하위 수준이고요.

종족값에 따른 능력치만 놓고 보면 럭키는 소위 '고기방패', 즉 엄청난 맷집에 특화한 대신 공격력을 포기한 포켓몬입니다. 저 천사다운 외모와 어울리는 컨셉이죠. 후덕한 평화주의자라고 할까요.

개체값교배

기본 베이스는 종족값을 따르지만, 종류가 같다고 실제 능력치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품종의 개라고 하더라도 몸집, 다리길이, 이빨의 강도 등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듯이 포켓몬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편차가 존재합니다. 편차에 따라서 100레벨이 되었을 때 능력치가 엄청나게 차이가 날 수도 있게 돼죠.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야생에서 높은 개체값을 가진 포켓몬이 나올 때까지 주구장창 같은 포켓몬을 포획하거나, 높은 개체값을 가진 아기 포켓몬이 태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교배 작업을 시키는 거죠.

교배의 경우 부모 포켓몬이 원칙적으로 같은 '종'에 속해야 가능한데요. (예시-새 포켓몬, 물고기 포켓몬 등) 부모로부터 랜덤하게 '성격'과 '개체값'을 물려받습니다. 원빈과 김나영이 낳은 아기가 잘생기고 예쁠 확률이 일반인의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비유를 들 수 있겠네요...

눙물ㅜ,ㅠ

노력치

부익부 빈익빈도 아니고 태어날 때 모든 능력치가 결정되어 있다면 그건 좀 억울하겠죠.

그래서 포켓몬의 세계에는 '노력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노력에 따라 능력치가 상승하는 수치인데요. 6개 능력치 중 스피드가 가장 높은 구구를 주구장창 잡았을 경우, 주구장창 잡은 그 포켓몬의 스피드 능력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무한정 상승하는 것은 아니고 한계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노력치를 어디에 분배해 줄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켓몬 육성 방향을 정하는데요.

1. 강점을 더욱 특화한다
2. 약점을 보완한다

럭키의 경우에는 1번과 2번이 모두 해당되는 방향으로 노력치를 배분해주게 됩니다. HP(체력)에 노력치를 몰아줘서 더욱 더 피통을 늘려줌과 동시에, 약점인 '(물리)방어' 능력치에도 노력치를 줘서 내구력의 유일한 약점을 보완해주는 거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대담한' 성격: 방어 능력치 1.1배 증가/ 공격 능력치 0.9배 하락
-아이템 '진화의 휘석' 착용: 방어 능력치/ 특수방어 능력치 1.5배 증가
-럭키 고유의 특성 '자연회복': 교체하면 모든 상태이상 회복

노가다를 통해서 높은 개체값을 지닌 럭키가 위 세 조건까지 만족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럭키가 단순한 탱커가 아니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불러보고 싶군요.

"불멸자"라고...
그리고 늘 이런 말을 하고 다닐 것 같네요.

'난 당신을 못 이기지만, 당신도 날 이기지 못할 거예요^0^'

여기에 위에서 말씀드린 4가지 기술을 다음과 같이 구성하게 되면...

1. 작아지기: 사용할 때마다 회피율이 증가한다.
2. 맹독: 상대방을 맹독 상태로 만들어 매 턴 데미지를 줌. 턴이 지날수록 맹독 피해량 증가.
3. 알낳기: 자신의 최대 HP의 절반만큼을 회복. 동료 HP를 회복시킬 수도 있다.
4. 대타출동: 자신의 HP를 조금 깎아 분신을 만든다. 분신은 상대의 공격을 대신 받는다.



누구든 붙잡고 부모님 안부를 여쭤보고 싶어지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도저히 죽일 수가 없어요. 죽지 않아요. 때리려고 하면 피하거나, 실컷 때려도 금세 회복하거나, 아주 대타를 내보내고 맹독을 지치지도 않고 걸어오는 존재.

'죽지 않는 럭키'를 소재로 이런 동영상 패러디가 나오기도 했죠.


엔드 콘텐츠 - PvP


앵간히 포켓몬 게임을 즐기지 않았다면 알기 힘든 이런 시스템은 왜 존재할까요? 사소한 능력치 1의 차이는 게임 플레이에 거의 아무런 지장도 없는데 말이죠. 그건 단순히 포켓몬 덕후들이 '덕후이기 때문에' 일 수도 있지만, 포켓몬의 꽃은 역시 다른 사람들과 자신만의 포켓몬들로 대전을 벌이는 것이며, 그 대전은 곧 '한 끗 차이'의 승부이기 때문입니다.

PvP가 포켓몬스터의 엔드 콘텐츠인 이유는, '게임 내에서 가능한 최고의 능력치를 가진' 포켓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들 외에도 많은 방법들을 통해 오랜 시간 노가다를 거쳐야만 하고, 그러한 포켓몬들로 최상의 조합을 완성하는 것 또한 포켓몬스터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을 요구하기 때문이고요.

6세대까지 나온 현재 포켓몬의 수가 700종을 넘어서고, 포켓몬 기술도 추가되면서 그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전략의 조합이 가능해졌어요. 전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가진 포켓몬스터는 매년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는데요.

올해 2014년 경기에서는 한국 대표로 출전한 박세준 트레이너가 우승을 차지했죠. 그의 우승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물론 포켓몬 팬들에게만... 일지도...) 그 이유는, 내로라하는 강력한 포켓몬들을 상대로 '대회에서는 결코 누구도 사용한 적 없는' 약한 포켓몬인 '파치리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강력한 상대 포켓몬들을 쓰러트린 겁니다.

대체 어떻게 파치리스를 사용했던 걸까요?


파치리스의 종족값은 400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고 상대의 포켓몬 종족값은 600대였죠. 누가 봐도 가망이 없는 싸움임에 분명했어요. 파치리스는 아무것도 못 하고 쓰러질 거라 다들 생각했죠. 애시당초, 파치리스가 왜 '고래 싸움'에 끼어든 것인가 의아해 할 뿐이었어요.


포켓몬이 각 2마리씩 출전해 싸우는 더블 배틀. 파치리스의 옆에는 한카리아스라는 용 포켓몬이 있습니다. 한카리아스는 공격력이 발군인 대신 맷집이 튼튼하지 못하고, 파치리스는 내버려 둬도 별 볼일 없어 보였죠. 상대 트레이너는 당연히 세준의 한카리아스에게 공격을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반전이 일어났어요. 파치리스는 '날따름(Follow Me)'이라는 기술을 사용해서 상대방 포켓몬들의 공격을 혼자 받아냈습니다. 용 포켓몬 기술 중 최고 위력기에 속하는 '용성군'을 버텨냈죠. 한카리아스가 맞았다면 한 방에 골로 갔을 겁니다. 하지만 파치리스가 시선을 끌어 공격을 받아준 덕에, 파치리스와 함께 출전한 한카리아스는 순조롭게 상대의 두 포켓몬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위에서 설명드린 이른바 '갓치리스'의 실제 경기 영상입니다. 
(2분 50초부터 보세요!)



가장 압권인 장면은 3분 42초 부근부터. 고위력기 '용성군'을 아슬아슬하게 버텨내는 파치리스의 모습이죠. 누구도 파치리스같은 작은 포켓몬이, 용 포켓몬의 필살기를 버틸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경기장의 팬들은 예상치 못한 파치리스의 활약에 환호성을 질렀어요.

이 경기가 끝난 뒤, 전세계 포켓몬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한 팬픽들을 쏟아내고 관전평을 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튜브에는 세준의 경기와 사용한 포켓몬을 분석한 영상들이 속속 게시되었죠.

이후 한동안 우승 트레이너인 박세준은 '갓세준'으로, 그가 사용한 파치리스는 '갓치리스'라고 불리며 커뮤니티 내에서 추앙받았습니다. 뭐 저도 거기 동참한 1人이고요. ㅋㅋ

상황을 극적으로 잘 그려낸 팬픽 하나를 가져와 봤어요.



이제 슬슬 글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포켓몬스터 게임에 관해 들어만 봤거나, 해보긴 했지만 하다가 말았던 분들에게 '이건 이런 거다'라고 소개하는 포스팅이었는데요. 쓰다가 보니, 막판에 2014 포켓몬 월드챔피언십 내용을 쓸 때는 다시금 혼자 피가 끓어올랐네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뭐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제가 포켓몬스터를 몰랐던 시절로 가고 싶네요. 포켓몬 커뮤니티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열심히 숨겨진 것들을 찾고 공략을 쓰고 하던 시절도 기억나고요.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여러분들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계속 좋아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저는 뭐 맨날 게임 얘기만... (;;)

무튼.
이번 포스팅으로 포켓몬스터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셨다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염!!!!

2014년 11월 12일 수요일

책과 게임을 좋아하고 키 작고 안경 쓴 꼬맹이 (feat. Jane MCGonigal)




2010년 TED의 강연 동영상입니다. 강연자는 제인 맥고니걸(Jane McGonigal)이라는 게임기획자입니다. 네 그래요! 게임을 예찬하고 또 예찬하는 아주 건전한 강연이랍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고 즐기는 것일까,
게임을 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도 좋고, 이에 관해 관심도 쪼금 있는 편이지만, 게임이 게임을 하는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제 경험을 공유하는 건 어떨까 생각했어요.

맥고니걸 누나의 열정 가득한 강연에 뭐라 토를 달거나 덧붙이거나 하기보다는, 이걸 보고 그냥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 그걸 이제부터 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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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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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저는 책 좋아하고, 뛰어노는 거 싫어하고, 입이 짧고, 창백한 얼굴에 안경을 꼈고, 키가 작고 숫기가 없던 꼬마였어요. 친누나의 증언에 따르면 혼자서 노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던, 심지어 놀이터에서도 혼자 잘 노는 애늙은이였다고 합니다.

동네에 이런 꼬마 한 명씩은 다들 있었을 겁니다. 제 경우엔, 제가 그랬죠.

뭐 아무튼, 때는 바야흐로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전 초등학생들 주제에 학교 대항 패싸움을 하는, 초큼 무서운 동네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있는 듯 없는 듯 공기같이 등교하고 무사히 하교하는 것이 매일매일의 최대 목표였죠.

그러다가 디아블로2라는 게임을 만났어요.
당시 '스타크래프트', '리니지'와 함께 대한민국 PC방 붐을 일으킨 악마의 게임이었죠.

어느샌가 저는 동네 PC방 사장님들이 알아보는 꼬맹이가 되었어요. 집에 컴퓨터가 별로 좋지 않았기에, 군것질을 포기하고 오로지 PC방에 올인했던 겁니다. 재밌어서 계속 하다가 보니, 몇몇 중고등학교 형들도 알게 되었고, 폐인 아저씨들과도 안면을 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한 폐인 아저씨와 심심풀이로 PK, 말하자면 '맞다이'를 했습니다. 1대 1로 각자의 캐릭터를 사용해 실력을 겨루는 것이죠. 승부는 쉽게 나지 않았고, 아저씨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어요. 욕도 좀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사람들이 점점 저와 아저씨 등 뒤로 와서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PC방 알바 형의 중재로, 승부를 내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습니다. 폐인 아저씨는 PC방을 옮기셨죠. 이 사건으로 저는 XX초등학교 '디아1짱'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싸움을 워낙 좋아하는 애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뭐든지 '짱'을 정하는 게 당연한 학교 문화였거든요.

조금씩 학교 복도를 지나가다 보면 절 알아보는 애들이 생겨났어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성격이 거친 친구들도 조심스레 자신의 캐릭터를 한 번 봐 달라고 했죠. "이거 다시 키워야 돼??"라면서요. 비밀리에 접촉해서 제 계정을 사겠다는 부잣집 도련님도 있었고, 저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겜돌이들도 몇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짱'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싸움'짱'도 디아블로2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되게 웃긴 일인데, 그 친구들도 어쨌든 내가 짱이라니까, 같이 PC방을 자주 갔어요. 학교 1짱, 2짱과 게임을 하면서 친해졌죠. 나중에는 여자친구들까지 합류해서 동네 수영장에 놀러도 가기도 했습니다.

진심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제가 너무 찌질했지만, 어쨌든 졸업식까지 실컷 웃으면서 학교를 다녔네요. 그리고 다시 제가 많은 집단에서 스타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던 디아1짱 소동에 종지부를 찍었죠. 그 후 저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게임에 있어서만큼은요. '나'라는 사람이 내세울 수 있는 것, 자신감이라는 것, 남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기분, 그런 걸 처음으로 알게 된 거죠. 가장 깨기 어려운 첫 번째 껍질을 비로소 깨고 나온 겁니다.

깨달음도 얻었죠.

내가 좋아하는 걸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하면,
어떻게 권력자 옆구리에서 한 자리 해먹을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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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절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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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는 단어에는 언제나 '현실이 아닌 것', '현실 바깥의 것', '시간낭비', '쓸데없음'이라는 전제가 당연하다는 듯 깔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는 게임을 통해서 게이머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적절한 도전과 보상을 제공하기만 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헌신할 수 있는 자세를 게임에서만큼 잘 체득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개나 될까요.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느껴질 때조차, 내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지 못한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몇 개나 될까요.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은 특히 청소년기에,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스스로가 깨우칠 수 있는 공간이고, 더 나은 방향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는 온라인 게임 속에서, 나는 물건을 팔 때 어떻게 파는 사람인가를 알고, 사람들과 협동을 할 때 어떤 역할을 선호하는 사람인가를 알고, 어려운 상황 앞에서 무슨 행동을 하는 사람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지기 위해 게임 속에서 노력합니다. 게임 속에서 더 나은 나를 만들면, 현실에서도 그런 내가 되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저는 조금씩 게임 속 나와 현실의 나를 '동기화'합니다. 게임에서 이렇게 해 보고, 괜찮으면 현실로 가져오죠.

게임에서 뭔가를 해냈다면, 현실에서도 뭔가를 해낼 수 있다.
게임 속에서 누군가가 날 따르고 좋아해주고 믿어준다면,
현실에서도 누군가 날 그렇게 생각해 줄 것이다.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는 것. 돌아보면 이런 과정들이 참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현실 속에서 제가 많이 힘들고 흔들릴 때마다, 예전의 저를 찾거나, 다잡기 위해서 게임을 했었던 적도 있었죠.

문득 드는 생각인데, 일기를 쓰지 않은 지도 참 오래됐네요.

흠ㅋ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_ _)


2014년 11월 9일 일요일

별에서 (돈을 가져) 온 그대, 논게이머(Non-gamer) (feat. Nintendogs & Everytown)



안녕하세여 게짖갭니다. 오늘은 별에서 온 그대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해요. 여러분은 아직도 우리를 웃고 울리던 별그대의 진한 감동과 여운을 기억하고 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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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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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게짖갭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불과 몇 분 안 되기는 했습니다만, 논게이머에 대한 포스팅을 계속해보도록 하겟습니다. 논게이머가 누구인가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언제부터 그들이 주목받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자,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5년의 샌프란시스코로 가 봅시다.


사진 속의 아저씨는 닌텐도 CEO인 이와타 사토루입니다. 그는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게임개발자회의)에서 non-game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어요.

a form of entertainment that really doesn't have a winner, or even a real conclusion.

직역하자면, "승자도, 심지어 결론조차도 없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한 형태" 정도가 될까요. non-game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논게임이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목적(goals), 목표(objectives) 그리고 도전(challenges)이 없다는 것"
이라고 하네요.

승자나 승패를 굳이 정하지 않아도 좋고,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도 없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는 자신만의 목표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훨씬 더 많이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2005년 이와타 사토루가 '논게임'을 언급한 배경에는 당시 닌텐도가 내놓은 '논게임'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었죠. 이 시기에 닌텐도 DS와 같은 휴대 가능한 콘솔 게임들이 수많은 '논게임'을 성공시키면서 일본 내 '캐주얼 게이머'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2006.7.16][IGN article] NON-GAME FLOOD

[2007.5.23][Gpara article] “二匹目のどじょう”は何匹いた?『脳トレ』系ソフトの現実

그러한 좋은 사례가 있다면, 바로 '닌텐독스(Nintendogs)'를 빼놓을 수 없겠죠.


Spry Fox의 CCO인 다니엘 쿡(Daniel Cook)은 자신이 운영하는 게임블로그 LOST GARDEN의 'Nintendogs: The case of the non-game that barked like a game'이라는 게시물에서 논게임으로서의 '닌텐독스'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는데요.

일단 결론부터 봅시다.

Conclusion
Nintendogs is a game that get two key elements right:
  • It addresses a niche need within the broader culture that is highly underserved.
  • It understands game design theory well enough to build an original new game experience out of proven game design techniques.
(발번역 ㄱㄱ)

결론
닌텐독스는 두 가지의 핵심 요소를 성공적으로 만족한 게임이니라.

  • 사람들이 불만을 느끼는 더 넓은 문화 영역의 틈새(niche) 욕구를 충족
  • 게임 디자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검증된 게임 디자인 기법을 바탕으로, 고유한 게임 경험(original game experience)을 구축

발번역이라 내가 봐도 뭔 말인지 모르겠네용. 하나씩 뜯어봅시당.
  • 사람들이 불만을 느끼는 더 넓은 문화 영역의 틈새(niche) 욕구를 충족
다니엘 쿡은 'Game Anthropology'를 이야기합니다.

Game Anthropology: Game anthropology is about watching how ordinary consumers go about their lives; what sort of things do they do, what do they want to do, how do they use the things they have? Amidst all this, what opportunities exist to play games?

일반 소비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어떤 일들을 하는가, 무엇을 원하는가, 그들이 가진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등을 관찰하고, 이러한 모든 '삶'과 '욕구' 중에서 게임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물색하는 것.

일본 사람들은 개를 좋아합니다. 멍멍이 좋아하기는 만국 공통입니다만 어쨌든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아파트 거주가 보편화된 일본에서는 개를 거의 키울 수가 없었죠. 일본 꼬맹이들의 꿈은 고로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닌텐도는 바로 이러한 욕구에 주목했습니다.

개발자들은 고심했죠. 개를 키우는 소재는 게임으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거든요. 닌텐도의 게임기획자들은 단순한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How do games apply to the world outside of me?"
"어떻게 만들면 게임이 내 바깥 세상(일반인이 사는 세상)에 먹힐까?" 
이러한 생각은 마치, 게임하는 사람들을 "별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같이 게임하면서 놀자고 손을 내미려는 것과 같았어요. 닌텐도는 기존의 검증된 게임 시스템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녹여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건 마치 해달이 자신의 가장 좋은 조개를 사람에게 건네는 것과 같았습니다. (심각)


"여기 우리가 젼나 좋아하는 게임을 바칩니다 닝겐이여"

하지만 일반인 시선에선 이렇게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죠...


뭐 아무튼.

다니엘 쿡은 이 게임이 행동-보상의 반복(risk-reward cycle)을 통해 캐릭터(게임 내 플레이어의 분신)를 성장시키는 전형적인 RPG(Role-Playing Game)라고 설명합니다.

닌텐독스는 'Learning Tricks', 묘기를 강아지에게 가르치는 것을 핵심적인 게임 메커니즘으로 갖고 있습니다. 특정 명령을 정확히 발성하고, 강아지가 명령에 맞는 행동을 할 때 쓰다듬는 등 보상을 주고, 다시 새로운 묘기를 가르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강아지는 성장합니다.

이렇게 잘 키운 강아지를 가지고 산책(미지의 영역 탐험)도 하고, 강아지 콘테스트(도전과 경쟁)에도 참가하면서 육성의 결과를 만끽하게 되죠. '행동-보상'의 반복을 통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성장에 대한 보상을 얻는다. 수많은 폐인을 양성하는 RPG의 기본 구조입니다.

RPG는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게임 장르 중 하나에 속해요. 소위 메이저 장르죠. 하지만 이런 주류에서 '강아지 육성'이라는 소재는 거의 쓰인 적이 없었어요. 다마고찌 같은 동물이든 하여간 뭔가 생명체를 키우는 게임이 있었지만 주류가 아닌, 약방의 감초같은 존재였죠. RPG로는 물론 거의 (제가 아는 한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닌텐도는 강아지를 실제로 키우는 경험으로부터 RPG라는 형식에 담을 수 있는 핵심적인 경험을 추출하고(가르치기/ 자랑하기/ 성장을 지켜보기), 그러한 경험에 적용할 수 있는 RPG의 '일부'만을 취해서 게임을 만든 겁니다. RPG라는 검증된 옷을 검증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소재에 맞춰 재단하고, 입혔다는 것이죠.

보통 게임은 게이머에게 게임 속 규칙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닌텐독스는 반대로 현실의 규칙에 게임을 맞춰버린 겁니다. '일반인'이 원하는 경험을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서죠. 그래야 우리가 주는 조개를 받아줄 것 아니냐!

그러니까 위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자면,
  • 사람들이 불만을 느끼는 더 넓은 문화 영역의 틈새(niche) 욕구를 충족
'동물 육성'이라는 소재/ 장르는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드는 게임이 아니었지만, '동물을 키우는 걸 좋아하지만 키울 수는 없었던' 사람들의 욕구를 캐치해서 게임으로 끌여들였다.
  • 게임 디자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검증된 게임 디자인 기법을 바탕으로, 고유한 게임 경험(original game experience)을 구축
어떻게 끌여들였느냐? 주류 장르 RPG 에서 검증된 게임 디자인 기법을 가져와서 동물 육성이라는 경험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200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논게임과 논게이머로 글로벌 게임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배경이 무엇이었는가. 그건 당시 닌텐도의 휴대용 콘솔 게임기기인 닌텐도 DS의 보급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2006년 일본 내 총 소프트 판매 개수 제작사별 점유율
닌텐도DS 일본 내 월간 누계 판매대수 추이
(집계기간: 2004년 12월 2일~2006년 12월 31일)

통계자료 출처: (TIG)(2007.01.30) 일본인 3명 중 1명 NDS 보유

서울에서 열린 2007년 세계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일본 게임전문 미디어 '엔터브레인' 히마무라 히로카드 대표는 2008년 일본 내 닌텐도 DS 보급량이 3,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일본 총 인구를 1억으로 산정했을 때, 대략 3명 중 1명이 닌텐도 DS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닌텐독스(2005년 4월 발매)가 이러한 닌텐도의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6년 소프트웨어별 판매량 랭킹(집계기간: 2006년 3월 27일~2007년 3월 25일)
1위와 2위는 포켓몬스터와 슈퍼마리오라는 닌텐도의 킬링 타이틀이 압도적인 비중으로 차지한 것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닌텐독스가 아무런 영향도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닌텐독스를 시발점으로 시작된 '논게임'류에 속하는 '두뇌 트레이닝'류의 게임들이 논게임 트렌드를 이어나가며, TOP 10 판매량 순위에서 3, 5, 6위를 차지했으니까요.

닌텐도DS의 두뇌 트레이닝 시리즈는 닌텐독스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 즉 논게이머가 타겟유저였습니다. 저명한 의학 박사를 게임에 등장시키고, 아동 두뇌개발과 노년층 치매 예방에 좋다는 광고를 때렸죠.

아사히신문이 게재한 G7 치매환자 현황(2012년 기준).
위부터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순. 단위: 만명.

보시다시피, 7년이 지난 2012년 치매환자 수로 세계 2위를 찍는 것을 막지는 못했지만,

2005년 당시에도 역시나 노인 치매율 증가가 일본 사회의 이슈였어요. 따라서 '어릴 때부터 두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광고가 가능했던 거죠. 이런 사회적 배경을 등에 업고, 평소 게임을 할 것 같지 않은 유명한 스타들을 CF모델로 기용하는 등, 기능성과 대중성을 확보하고 학부모와 장년층의 주머니를 열었습니다.

일본이 세계 게임시장에서 논게임과 논게이머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최초로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2000년대 중후반의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모바일 플랫폼 환경과 매우 '유사한' 환경이 일본에 조성되어 있었죠.

닌텐도DS 등 휴대 콘솔 게임기가 '겁나' 많이 보급되어 있었던 환경 자체에 더하여, 한 손에 잡히는 모바일 게임기는 기존 게임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습니다.

출처 기사에 따르면, 닌텐도가 당시의 일본 콘솔시장을 지배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음성인식터치스크린 등 새로운 조작체계 ▲저비용 고효율 개발시스템 개인화된 일본 트렌드 등을 반영하면서 ▲매너리즘 ▲높은 개발비용 ▲소프트웨어 판매량 감소를 극복
이것은 전혀 옛날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시 닌텐도의 성공요인은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게임이 대두되게 된 배경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으니까요. 대작 게임들이 하나같이 WOW식 MMORPG 일변도에 빠지며 매너리즘을 겪었고, 게임개발사는 개발사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지는 개발비용에 시달렸던 건 일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기기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터치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조작체계를 제시했고, 짧은 기간 적은 인원으로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개인화'된 트렌드를 반영한 플랫폼이라는 건 스마트폰이 제2의, 휴대 가능한 PC라는 점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었죠.

우리나라가 불과 2, 3년 전 겪었던, PC에서 모바일로의 '대전환' 시대를 일본은 닌텐도를 통해서 조금 더 빠르게, 휴대용 콘솔 기기로 앞서서 맞이했던 거죠. 물론 거의 곧바로 모바일게임이 물밀듯 들이닥치면서 닌텐도를 비롯한 휴대용 콘솔기기 기반 게임개발사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만.

구글 플레이의 전세계 매출순위에서 일본에서 내놓은 모바일 퍼즐게임 '퍼즐앤드래곤'이 2012년 2월 출시된 이래, 13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등극했고, 14년 2월 기준 전 세계에서 $1.63B (한화 약 1조 7628억원)의 총매출을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2013년 세계 앱 매출 순위 (출처: 앱애니)
'퍼즐앤드래곤'은 퍼즐과 던전 RPG을 섞고, 포켓몬스터와 같은 몬스터 수집 및 육성의 재미를 버무린 게임인데요. 아래는 전투 화면과 몬스터 박스의 사진입니다.


랜덤으로 주어지는 퍼즐 아이콘을 일정 규칙에 따라 드래그해서 배열하고, 규칙을 잘 만족시킬수록 큰 피해를 적 NPC(Non-Player Character)에게 줄 수 있습니다. 아군 몬스터가 무엇인가에 따라 퍼즐을 푸는 방식이 달라지며, 희귀한 몬스터일수록 강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일부 희귀 몬스터는 극악의 퍼즐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괴물같은' 피해를 주죠. '라'라는 몬스터는 5개 색상(속성)의 퍼즐을 한 번에 연결시킬 경우 총 데미지를 6배 증폭시키는데요. 친구의 '라'를 전투에 참여시켜 '라' 2기(5속성 성공시 6x6=36배)로 퍼즐 전투를 진행하는 영상입니다.



이 게임은 어떻게 해서 이런 성공을 하게 되었을까요?

위에서 살펴본 '닌텐독스'의 연장선상에서 이 게임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죠. '닌텐독스'는 2005년 4월, '퍼즐앤드래곤'은 2012년 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약 7년이라는 간극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닌텐독스는 닌텐도DS라는 모바일 콘솔기기를 플랫폼으로, '강아지 육성'이라는 일반적, 대중적 소재에 RPG 게임 디자인을 적용하여, 강아지 키우기라는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내 성공적인 시장 반응을 얻었습니다.

퍼즐앤드래곤은 퍼즐과 RPG의 결합이죠. 사실, 퍼즐앤드래곤의 퍼즐 요소는 강아지 키우기만큼 현실과 맞닿은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이며 '누구나 안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기본적인 규칙은 놀라우리만치 직관적이며, 간단하기에 배우기 쉽다는 장점도 있죠.

인접한 블럭을 이동 -> 같은 색의 블럭끼리 연결 -> 점수 획득.

퍼즐앤드래곤은 직관적이며 대중적인 플레이 방식에, RPG의 성장/ 육성에 카드 수집의 요소를 버무림으로써, 마치 '마성의 게이가 지내는 방'과 같이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게임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지갑을 털고 있습니다.

애니팡이나 캔디 크러쉬 사가도 비슷한 사례인데요, 공통점은 기본 규칙은 직관적이며 매우 이해하기 쉬워서 진입 장벽이 매우 낮은 반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절묘한 레벨 디자인을 통해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쉽게 진입하여 점차 높은 난이도를 소화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죠.

눈 뜨면 아침이고, '아차' 싶어도 이미 때는 늦은 겁니다. '나의 이 훌륭한 실력에 걸맞은 희귀하고 짱짱쎈 몬스터가 필요해!'라며 몇 만원을 뚝딱 결제해 버렸다거나. 근데 출근이 한 시간 남았다거나. 출근 지옥철에서도 붙잡고 있게 되어버리는...


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게임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시절, 닌텐도라는 해달은 수줍게 조개를 내미는 젼나착한 해달이었습니다. 닌텐도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개가 무엇인지를 자식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해달의 자손들은 이제... Ang...

이제 우리나라 얘기를 좀 해 볼까요, 이 포스팅 제목에는 당당히 쓰여 있지만 결코 언급되지 않았던 비운의 '논게이머(Non-gamer)' 얘기도 좀 하구요.

?: 논게이머 얘기를 하지 않은 건 실수가 아냣...!! 큭...

??: 친구, 너무나 먼 길을 와 버렸다네, 이미...

???: 이미 써놓은 글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라능!

(자아분열 중)

논게임이 게임과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듯, 이로부터 파생된 용어 '논게이머' 또한 게임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논게이머에 대한 일반적 혹은 공식적인 정의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것을 정의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구요.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다른 자료의 힘을 빌어 설명을 진행하도록 할게요.


지난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던 발표자료입니다.이 자료에 따르면, 논게이머의 특징은 3가지로 요약됩니다.

1. '게임'이라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2. 자신이 '게이머'라는 자각이 전혀 없다.
3. 게임내 콘텐츠에 대한 기준이 게이머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게이머와 논게이머가 구별되는 지점은 '취향'과 '기호'에 있습니다.

게이머는 자신만의 명확한 '취향'을 갖고 있기에, '취향'에 맞는 게임에 한하여 지갑을 열죠. 반면, 자신의 취향이 아닌 경우 취향에 맞는 게임에서의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A 게임에선 4500원이면 뭘 살 수 있는데, 그닥 끌리지 않는 이 게임에서 4500원을 쓰면 그만큼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당연히 거의 돈을 쓰지 않겠죠.

반면, 논게이머는 이런 '취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게임을 많이 접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신에 이들은 자신의 '기호'에만 맞는다면 아낌없이 지갑을 엽니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4500원을 지불하는 것과 같이, 게임 속 아이템에 4500원을 씁니다.

이렇게 말하면, 논게이머가 무슨 기부천사라도 된다는 듯 말하는 것 같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게이머들의 경우 게임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피드백(욕)을 합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집단이기에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욕도 애정이 있어야 하는 거죠.

"난 이 게임 재밌어서 계속 할라는데 왜 자꾸 똥탕을 쳐!"라는 메시지죠.


반면 논게이머는 이러한 피드백이 없습니다. 게임이 자신의 '기호'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말도 없이 그대로 게임을 지워버립니다. 그들의 피드백은 오로지 매출액과 같은 지표에서만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게이머로서의 자가인식이 없다는 건 바로 이런 의미죠.

게이머들은 '여러 게임을 두고' 4500원을 어디에 쓰면 만족이 최대화될지를 생각합니다. 게임의 경쟁자가 게임이죠. 그러나 논게이머는 게임 결제를 친구와 커피 마시기라거나, 담배값이라거나, 책을 산다거나 하는 실제 생활 속 소비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 결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게이머로 구성된 게임과는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전혀 다른 일이 됩니다. 게이머들은 일단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쉽게 떠나지 않고 피드백을 마구마구 주면서 바꾸라고 외치기라도 하지만, 논게이머는 그대로 시장에서 이탈해 버리거든요.

자 이쯤이면 논게임과 논게이머에 대한 대략적인 배경과 설명을 마치고, 위 발표자료의 주인공인 '에브리타운' 게임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볼까요.

아래 슬라이드는 2011년 5월 슬라이드쉐어에 게시된 '에브리타운 유료화 성공전략'입니다. '에브리타운'이 출시되기 전, 즉 유료화 파트에 대한 출시전 기획방향이 담긴 PPT에요.


이 슬라이드를 보시면, 출시 전 이 게임이 상정한 메인 타겟은 19-24세의 여성 유저이며, 기능보다 비주얼을, 가격보다 퀄리티를 중시하는 '감성소비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료화 성공전략은 이런 것이었죠.



'에브리타운'은 애초부터 모바일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PC 기반 온라인 게임이었다가 이후 모바일로 넘어온 것이죠. 원래 게임에서는 여성 유저들에게 미려한 디자인을 내세운 '꾸미기 아이템'이 인기였고, 그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었죠.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게 됩니다. 첫 업데이트, 두 번째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나타나는 매출 그래프가 예상과는 전혀 달랐어요. 사람들은 '꾸미기'보다 '생산'쪽에 훨씬 더 돈을 많이 쓰고 있었던 겁니다. 생산속도 부스터, 생산 즉시완료, 퀘스트 패스 등등.

이러한 것을, 기획 수업에서는 '시간을 파는' 유료 아이템이라고 들은 기억이 나네요. 게임을 즐길 시간은 충분치 않지만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에 높은 효율을 보장함으로써 '시간'을 파는 것이죠. 오랜 시간의 플레이가 요구되는 높은 레벨의 계정을 돈 주고 사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뭐 그래서, 에브리타운은 기획단계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유료 생산시설'을 시험삼아 내놓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 생산시설보다 월등한 생산량과 생산속도를 자랑했죠. 그리고 매출은 당연히 수직상승.

19-24세의 여성을 타겟으로 삼았지만, 실제 게임에는 중년 남녀가 예상 밖으로 많이 참여하고 매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지표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기호'가 무엇인가를 표출한 겁니다. 그것을 캐치하는 것은 당연히 매출의 증대를 불러왔고요.

'꾸미기'게임에서 '생산'게임으로 게임 콘셉트가 변화한 겁니다.

이러한 게임 주요 이용자의 변화는 기획자로 하여금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합니다. 전통적인 게이머의 취향을 만족시키기만 하면, 즉 게임성을 갖춰 놓기만 하면 게임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모바일 환경에서는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죠.

게임 출시 후 기획자는 유저가 아닌 '고객'에게 만든 게임을 유지/ 보수하는 '운영'이 아닌 그들의 욕구(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서비스'를 해야 하게 된 겁니다. 출시 전 기획을 이 사례와 같이 뒤엎고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그 연장선상에서, '에브리팜'은 이 게임이 굳이 '게임'이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고 철저히 고객 중심의 입장에서 출시 후 운영을 진행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에브리팜'의 고객들은 '에브리팜'을 게임이라기보다 자신의 재미에 기여하는 기호상품 중 하나였으니까요.

음. 그 고객들이 '에브리팜'을 게임으로 인식한다면 어떤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가, 이건 생각해 볼 여지가 좀 있겠네요. 뭐그래서 '에브리팜'은 '서비스'로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진행했습니다.

SNS 서비스와 유사한 게임 내 인터페이스를 마련하고, 게임과 거리가 먼 꽃미남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한정판 비매품 아트북을 제공하거나 세심한 스토리텔링을 추가하면서 현실 속 '프리미엄' 상품들과 동일한 느낌, 프리미엄 이미지를 주는 데 주력했죠.

그래서 이 자료의 최종 요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까지 논게임과 논게이머에 대해 살펴봤어요.

중간중간 곁가지를 치느라, 역대급으로 괴랄한 분량의 포스팅이 뽑혔습니다.

아닌가...? 모르겟군여... 음... 앞으로도 이렇게 할 자신이 없엉...

는 fake

ㅈㅅ

논게이머란 기존의 게임업계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별에서 온 그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듯합니다. 뭐,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별에서 돈뭉치를 싸들고 온 그대' 정도랄까. 이게 절대 나쁜 말은 아닙니다. 게임이 더 다양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감에 따라서 명백한 주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물론 우리나라는... 좀 그게 덜한 것 같아 유감입니다만.

하지만 게임산업이 늘상 그렇듯, 이 또한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캐주얼 장르가 강세를 떨치던 기존 모바일 시장은, 서서히 어느 정도의 게임 이해도와 숙련도가 요구되는 미드코어로 넘어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모바일 시대 초창기(라고 해봤자 불과 수 년 전입니다만)만큼 불같이 성장하며 기회가 넘치는 시장에서, 성장률이 점차 감소하고 시장의 포화도가 새빨갛게 증가하고 있는 형국이지요.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2011년, 2012년까지 '논게이머'라 불린 사람들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논게이머'들이 아닙니다. 쏟아지는 모바일게임의 홍수 속에서 많은 게임들을 접했고, 어떤 이들은 지나친 과금유도 정책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갔으며, 일부는 일정 수준의 '게이머'가 되어 시장에 남았죠. 자, 그리고 2014년의 파릇한(?!) 논게이머들 또한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다음 번 포스팅에서는 더 최근의 이야기들을 다룰 겁니다. 확실한 과거의 사실 정보만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나 저의 주관적인 전망을 다소 가미할 예정이예요. 제가 아는 게 별로 없다보니까 얼망쿰 신빙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종류가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음은 명백합니다.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점차 미드코어로 움직이는 현재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게임테크2013] "하반기 트렌드는 미드코어" 카카오 게임이 짚은 모바일시장
관련 기사: 모바일게임, 미드코어 장르를 둘러싼 3대 쟁점
캐주얼 아성 무너뜨리며 시장 중심 장악 … 장르에 대한 이해가 영향력 확대의 핵심

자, 여기서 저는 이만 글을 마칩니다.

다음에 또 만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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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가라사대

스무 살에 이걸 하고 다음에는 저걸 하고, 하는 식의 계획은 내가 볼 때 완전히 난센스다. 완벽한 쓰레기다. 그대로 될 리가 없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서 절대 예상할 수 없다. 대신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라. 그래서 멋진 실수를 해라. 실수는 자산이다. 대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